굽타 왕조와 인도 고전 문화의 발달
굽타 왕조의 성립과 발전
쿠샨 왕조가 쇠퇴하면서 분열되었던 서북 인도 지역은 4세기 초에 찬드라 굽타 1세가 굽타 왕조를 세우면서 통일을 이루었다(320). 굽타 왕조는 찬드라굽타 2세 때 북인도 대부분을 차지하고 남쪽으로 영토를 확장하여 대제국으로 발전하였다. 특히 대외 무역이 발달한 서부 인도의 항구 도시들을 장악하여 동쪽의 벵골만과 서쪽의 아라비아해에 이르는 동서 해상 무역을 독점하면서 경제적으로 번영하였고 중앙 집권 체제를 강화하여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굽타 왕조는 5세기 중엽 이후 계속된 유목민 에프탈의 침입과 왕위 계승을 둘러싼 내분으로 쇠퇴하다가 6세기 중엽에 멸망하였다(550). 다시 분열된 북인도는 7세기 초 바르다나 왕조가 잠시 통일하였으나 곧 다시 작은 왕국들로 분열되었다.
힌두교의 발전과 카스트제의 변화
굽타 왕조 시대에는 브라만교를 바탕으로 불교 및 다양한 민간 신앙이 융합된 힌두교가 발전하였다. 힌두교는 창시자나 체계적인 교리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다양한 신을 숭배하는데, 지역에 따라 창조의 신 브라흐마, 유지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 등 다양한 신들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다. 굽타 시대의 왕들은 권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을 비슈누에 비유하면서 힌두교를 후원하였다. 토착적 성격이 강한 힌두교는 백성들에게도 쉽게 수용되어 인도의 민족 종교로 발전함으로써 지역적·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데 이바지하였다.
힌두교가 발전하면서 브라만의 지위와 영향력이 높아졌고, 카스트에 따른 의무 수행을 중시하여 힌두교의 확산과 함께 카스트제가 인도 사회에 정착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 시기의 카스트제는 신분에 의한 구별(바르나)에서 직업에 의한 구별(자티)로 변화가 나타났다. 아울러 각 신분이 지켜야 할 의무를 강조하며 차별을 합리화하여 정치적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였다. 카스트제의 의무를 강조한 『마누 법전』은 힌두교도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인도 고전 문화의 발달
굽타 시대에는 이민족의 참략을 막아내고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민족의식이 높아지고,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발전을 토대로 문학, 예술, 과학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인도 고전 문화의 황금기를 이룩하였다. 특히 문학, 미술 등의 분야에 서 인도 고유의 색채가 강조되었다.
종교에서는 힌두교가 민족 종교로 발전하였고, 불교가 쇠퇴하였다 그러나 불교 교리 연구는 계속되어 많은 구법승이 일종의 불교 대학인 날란다 사원에서 수행하였다.
문학에서는 브라만 계급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면서 산스크리트 문학이 발달하였다. 인도의 전설과 설화를 담은 서사시인 『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는 『마누 법전』과 함께 힌두교의 중요한 경전 역할을 하였고, 시인이자 극작가인 칼리다사는 「샤쿤탈라」라는 희곡을 써 이 시기 궁정 생활을 묘사하였다.
미술에서는 간다라 양식과 인도 고유의 특색이 융합된 굽타 양식이 나타났다. 굽타 양식의 불상과 벽화를 많이 볼 수 있는 아잔타 석굴, 불교·힌두교·자이나교 사원이 함께 조성된 엘로라 석굴 등이 대표 유적이다. 굽타 양식의 신상은 볼록 튀어나온 머리와 몸에 밀 착된 얇은 옷을 통해 신체의 윤곽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특징으로, 중국과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의 불교 미술에 영향을 주었다.
굽타 시대에는 수학, 천문학 등 자연 과학도 발달하였다. 당시 인도인들은 10진 법과 함께 숫자 영(0)의 개념을 사용하여 아라비아 숫자의 형성에 기여하였다.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아리아바타는 원주율을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의 둘레를 추산하기도 하였다. 또한 지구가 둥글고 자전한다는 사실과 월식의 원리를 파악하고 행성의 운행을 기술하였다. 이러한 지식은 이슬람 세계에 전해져 자연 과학의 발달에 기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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