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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세계사

[세계사] 탈냉전 시대 세계 질서의 재편

탈냉전 시대 세계 질서의 재편 

 

썸네일 탈냉전 시대 세계 질서의 재편
탈냉전 시대 세계 질서의 재편

 

탈냉전 시대의 전개

     1980년대 중반 소련에서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정책이 시행된 이후 소련은 물론 동유럽 국가들의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소련 양국 정상이 1989년 12월 몰타에서 회담을 열었다. 이 회담에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의 냉전 체제를 종식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수립한다는 역사적 선언이 이루어졌다.

     탈냉전 시대가 전개되면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념 대립이 완화되었지만 새로운 대립과 갈등이 나타났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이념을 넘어서 민족, 종교, 인종, 영토 등 다양한 원인으로 갈등과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얽혀 억눌려 왔던 대립이 표면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세계 각국은 공통의 이념이 아닌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외교 정책을 취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도 동유럽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시작으로 소련, 중국, 베트남과 수교하였다. 하지만 탈냉전 시대에도 여전히 한반도의 분단은 종식되지 않고 있다. 

 

 

 

탈냉전 시대의 갈등

아프리카의 분쟁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아프리카 국가들은 독립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였다. 1951년 리비아가 이탈리아로부터 독립한 것을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 40여 개의 나라가 독립하였다. 

     그러나 식민 지배 당시 아프리카를 효율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제국주의 국가들이 실시한 차별 정책과 독립 후 자원을 둘러싼 유럽 국가들의 개입으로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르완다에서는 다수인 후투족이 식민 지배 당시 자신을 차별한 것이 대한 보복으로 소수인 투치족을 억압하면서 분쟁이 발생하여 수백만 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콩고는 권력을 장악한 독재 정권과 민주화 세력 간의 대립으로 내전이 시작되어 많은 희생자가 나타났다. 또한 금・다이아몬드 등의 개발을 둘러싼 이해관계, 외국 기업의 개입 등이 얽히면서 분쟁이 지속되었다. 

 

라완다를 떠나 이웃 나라로 이주하는 난민의 행렬 사진
출처 - MiraeN 고등학교 세계사

 

카슈미르 분쟁(1947~ )

     인도는 극심한 종교 갈등으로 인해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당시 종교에 따라 인도(힌두교)와 파키스탄(이슬람교)으로 분리되었다. 그러나 인구 대다수가 이슬람교도로 구성되어 있던 카슈미르를 강제로 인도 편입시키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이 시작되었다. 국제 연합의 중재로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통제선이 설정되었으나 양국의 소규모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카슈미르 분쟁지역 지도
출처 - MiraeN 고등학교 세계사

 

 

 

 

팔레스타인 분쟁(1948~ )

     서아시아의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아랍계 이슬람교도와 유대인 간 영토 분쟁이 종교와 인종 갈등으로 확대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에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팔레스타인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던 아랍인은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PLO)를 창설하고 무장 투쟁을 전개하였다. 1994년에는 이스라엘과 평화 협상을 체결하고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를 수립하였으나, 양측의 대립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영토 변화
출처 - MiraeN 고등학교 세계사

 

  유고슬라비아 내전(1991~1999)

    동유럽의 옛 유고슬라비아 지역에서는 연방의 해체 과정에서 종족・종교 차별로 적대감이 불거졌고 결국 '종족 청소'라는 용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대규모 학살이 벌어졌고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내전은 1991년 유고 슬라비아 연방군이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의 독립을 막기 위해 슬로베니아를 침공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전쟁 과정에서 연방군의 세르비아 대통령은 극단적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표방하여 수만 명을 학살하였다. 내전 결과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마케도니아・신유고 연방으로 분리되었다. 이후 2006년 몬테네그로가 독립하여 국제 사회의 승인을 받았다. 

 

구유고 연방의 분리
출처 - MiraeN 고등학교 세계사

 

  종교갈등, 영토분쟁

     911 테러(2001)로 대표되는 크리스트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의 테러가 유럽 극우 세력의 움직임을 불러일으키며 종교 갈등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해양 자원의 중요성 때문에 바다를 둘러싼 영토 분쟁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일본의 쿠릴 열도 분쟁,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우 및 부속 도서) 분쟁, 동아시아 여러 나라가 휘말린 스프래틀리 군도 분쟁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전후 경제 질서의 재편

     제2차 세계 대전이 진행 중이던 1944년 미국에서 세계 경제 질서 재편과 무역 자유화에 대해 논의하는 브레턴우즈 회의가 열렸다. 이어 개발 도상국에 대한 개발 원조와 국제 무역을 증진하기 위하여 국제 부흥 개발 은행(IBRD), 국제 통화 기금(IMF)이 설립되었다. 또한 국가 간 관세를 조정하여 무역을 촉진하기 위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이 체결되었다. 그러나 강대국들이 자국의 무역 이익을 위해 취하는 불공정 무역 행위를 단속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GATT를 대신한 새로운 국제기구의 마련을 모색하였다. 그리하여 각국의 무역 불균형과 마찰을 감시하고 자유 무역을 확대하기 위하여 세계 무역 기구(WTO)가 출범하였다(1995).

 

 

지역화, 블록화

     자본주의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각국은 국가 간 상호 경제 협력을 위해 국경을 넘어 지역 간 협력체를 구성하였다. 1950년 이후 유럽에서는 정치적・경제적 통합을 모색하였고, 마침내 1992년에는 마스트리흐트 조약이 조인되어 1993년 유럽 연합(EU)이 출범하였다. 유럽 연합은 '유로'라는 단일 화폐를 사용하여 경제적 통합을 추구하였다. 1967년에는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이 창설되었으며, 1969년에는 남부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남아프리카 관세 동맹(SACU)이 체결되었다. 1989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가 설립되었다.

     20세기 후반부터 다양한 지역에서 자유 무역지대가 출현하였다. 1991년에는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 등 남미 국가 간 무역 장벽을 없애기 위해 남미 남부 공동 시장(MERCOSUR)이, 1992년에는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의 북미 자유 무역 협정(NAFTA)이 성립하였다. 남북 아메리카를 한데 묶는 미주 자유 무역 지대(FTAA)도 결성되었다(1994).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유럽 통합과 미주 통합에 대처하기 위해 아세안 자유 무역 지대(AFTA)를 창설하였다(2003).

     이러한 경제의 지역화・블록화로 말미암아 전통적인 국민 국가의 경계는 약해지고 국제 협력이 증진되었다. 이처럼 양극 체제가 무너진 탈냉전 시대에 지역을 단위로 하는 새로운 국제 관계들이 등장하면서 세계 질서는 점점 다원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역별 경제 공동체
출처 - MiraeN 고등학교 세계사